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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라는 거
bh2000

 
상처라는 거      
 

 

 

오월의  뜨락 
비 맞은 꽃들은 다 젖는다   

 

흠뻑 젖은 채  
떨고 서 있는 보랏빛 제비꽃 

 

후드득  소낙비 한 방 얻어맞고
입술 깨문 채 고개숙인  며느리 밥풀꽃 

 

툭, 오며가며 던진 네 말 한마디
왜 이리 가슴을 후벼파는걸까

 

무덤을  목전에 두고  
남 밥그릇에 제 숟가락 집어놓고 
제 밥이라고 침 튀기며 말팔매질하는 
저 팍팍한 마음이 안쓰러워

 

젖어서 고개숙인 저 꽃들만    
춥고 아프겠는가
말매에 가시달린  넌?   

 

밥풀 달고 쓸어내리는 깊고 붉은 상처 
젖은 것들은 춥고 아파서  
손가락 발가락 오그라들고
온 몸뚱아리 뻣뻣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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