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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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3)(Retirement)
JOHNCHO

 

(지난 호에 이어)

우리 이민 1세들은 모두가 타향살이를 하는 신세가 되다 보니 한국에서 노년을  보내는 친구들의 일상과 달리 은퇴 생활 역시 많이 다를 수밖엔 없다. 한국에선 동창회, 계모임, 교회모임, 직장 회식은 물론 가족모임까지 포함해 은퇴를 한다 해도 모두들 바쁘게 살아가는데 이민 생활을 하는 우리들의 생활은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바로 서로 살아가는 방식과 정서(情緖)가 캐나다와 한국은 많이 다르다는 것인데 캐나다인들의 일상생활 패턴은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 일상이 오로지 가정중심으로 변하며 아침에 직장에 출근하는 이외엔 외식은 물론 모든 행사는 오로지 가족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주말 역시 가족들과 보내기 때문에 한국에서 행해지는 동창회, 계모임, 교회모임, 근무시간 외의 직장모임 등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우리 한국 1세들이 볼 때는 참으로 무료하고 재미가 없는 삶으로 보일 수 있다.

 

캐나다 생활을 쉽고 짧게 표현한다면 평생동안 집, 출근, 퇴근, 집, 출근, 퇴근 또 집으로 반복에 반복하는 것을 은퇴로 표현한다면 반대로 한국은 평생 모임의 연속으로 죽을 때까지 바쁜 생활의 연속인 것 같다.

 

물론 모두가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한국에 남아 있는 필자의 친구들과 이곳 토론토에 사는 친구들의 사는 모습들을 보고 하는 말인데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이민 1세들의 은퇴생활을 볼 때 이곳보다는  한국의 정서가 외로움을 훨씬 덜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살고있는 토론토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살기 좋다는 도시라 하지만 이곳 역시 흘러가는 세월은 막지 못하고 벌써 많은 초기 이민자 분들이 세상을 떠나셨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그들 역시 나이들이 많이 들어 은퇴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그 중에 몸이 건강하신 분들은 골프라도 즐길 수 있지만 그나마 팬데믹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몰리다 보니 Green Fee도 많이 오르고 Booking도 어려워져 그마저도 부담이 많이 되는 일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골프라는 스포츠는 우리 한인 이민자들에겐 효자종목임이 틀림없다.

 

겨울이 춥고 긴 캐나다에선 나이가 젊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몰라도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신 분들에겐 이곳에서 겨울나기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웃 미국의 따뜻한 곳을 찾는데 요즘엔 Covid-19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원래 은퇴(隱退)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직임(職任)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내는 것"이라 표현했는데, 우리 모두가 성격과 취미가 다르기 때문에 은퇴 후 삶의 모습이 다 똑같을 수가 없다보니 시골 카티지에서 취미 농장을 경영하며 한가히 지내는 사람들, 오히려 은퇴 전보다 더  바삐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즐기는 사람들, 여기저기 봉사생활에 전념하는 사람들, 낚시를 즐기며 못 읽었던 책을 읽는 사람들, 매일 골프를 치며 겨울엔 아예 장기 골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고향 한국으로 아주 귀향을 해버리는 사람들, 아직도 열심히 직장을 놓지 않고 일하는 사람 등 여러가지 모양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50-60년 전 가난했던 한국을 떠나 이곳에 이민오신 분들의 대부분은 매일매일 열심히 일을 해 하루 빨리 자리를 잡아야 했기에 그 당시엔 은퇴 계획이란 생각도 못했고 모두가 어쩌나 보니 자리가 잡히게 되었고 또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세월이 흘러서 모두가 자의보다는 나이와 처지에 밀려서 은퇴를 하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엔 제일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라 하는데 물론 사람들마다 감수성이 다르다 보니 같은 처치라 해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도 다를 수 있다. 은퇴 후 얼마 동안은 쉴 수 있다는 자체가 좋고 즐거울 수 있지만 얼마 동안 지난 후엔 할 일이 없다는 것이 괴로워지고 또 지난날들의 직장동료들, 하던 일들, 아침 출근길이 그리워지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서 온종일 얼굴을 서로 맞대고 지내는 배우자와도 자주 다투게 되고 따라서 슬며시 찾아오는 외로움은 우리를 더 서럽게 만든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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