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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ho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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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 배경 영화 (VI)-'마음의 행로(行路)'(Random Harvest)(상)
youngho2017

 

 머빈 르로이 감독의 '애수(哀愁·Waterloo Bridge·1940)'에 이어 그의 또 다른 멜로드라마의 걸작을 꼽으라면 단연 '마음의 행로'이다. 두 작품 모두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남자주인공은 군인, 여자주인공은 무용수로 등장시켜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나는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소재로, 제작 당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였고, 마스코트와 열쇠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만 '애수'는 비극적 결말이지만 '마음의 행로'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점이 다르다.

 1942년 MGM사 배급 흑백 영화. 출연 로널드 콜맨, 그리어 가슨, 필립 돈, 수전 피터스. 음악감독은 '애수'의 허버트 스토다트. 러닝타임 125분.

 원작은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1933)' '굿바이 미스터 칩스(Goodbye, Mr. Chips·1934)' 등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턴(James Hilton, 1900~1954)의 동명소설 'Random Harvest'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뜻밖의 수확" 쯤 되겠지만 우리말 타이틀을 '마음의 행로(行路)'로 붙인 것은 칭찬할 만하다.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국군 장교 '존 스미스'(로널드 콜맨)는 참호 속에서 포격쇼크를 받아 기억상실증과 언어장애까지 겪게 되어 멜브리지 수용소에 몇 달째 수감되어 있다.

 1918년 11월11일, 1차 대전 종전을 축하하는 파티가 가까운 멜브리지에서 열려 정문보초마저 축하연에 참석하고 아무도 그를 제지하지 않자, 스미스는 발 닿는대로 수용소를 빠져 나와 시끌벅쩍한 안개 낀 멜브리지 시내를 걷는다.

 그는 골목 끝 모퉁이에 있는 담배가게에 들렀다가 우연히 폴라 릿지웨이(그리어 가슨)라는 아름답고 친절한 아가씨를 만난다. 그의 어눌한 말씨와 이상한 행동에 처음에는 의아해 하지만 바로 그에게 묘한 연민의 정을 느끼고, 수용소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그를 도와주기 위해 그녀는 그녀의 친구 비퍼(레지널드 오웬)가 운영하는 조그만 바로 데려간다.

 폴라는 가수 겸 무용수였는데 그녀의 공연에 그를 초청하고 조심스럽게 위층에 데리고 가 혼자 관람토록 주선한다. 폴라가 그를 애칭으로 '스미디(Smithy)'라고 부르는데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니 독감에 걸린 스미디가 쓰러져 있다. 폴라는 비퍼와 함께 극진하게 간호하여 그가 회복되자 그녀가 소속돼 있는 유랑극단에 일자리를 알선하려 한다.

 하지만 수용소에서 스미디의 행방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폴라는 그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직업을 버리고 스미디와 함께 도망치러 짐을 꾸린다. 한데 집을 나서다가 스미디가 그를 제지하는 쇼단장 샘을 밀쳐 기절해 버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시간이 촉박해 쓰러진 샘을 그대로 두고 둘은 디본에 있는 작은 마을로 도피한다.

 그들이 작은 여관에 도착하자마자 폴라는 비퍼에게 전화를 하여 샘의 안전 여부를 묻는다. 다행히 경미한 사고여서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한다.

 둘은 여관에 머물면서 폴라는 타이피스트 일을 구하고 스미디는 문학적 재능이 있어 생계유지를 위해 글을 쓴다. 드디어 스미디의 첫 작품이 리버풀의 머큐리 신문사에 팔리게 되자 그는 폴라에게 청혼한다.

 둘은 결혼하여 작지만 그림 같이 아담하고 예쁜 집에 신혼살림을 차린다. 1920년 11월6일 폴라가 드디어 사내아이를 낳자 스미디는 싸구려 구슬목걸이를 선물한다. 하지만 둘은 더 바랄 것 없이 마냥 행복해 보이기만 한다. 이전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스미디에게 그녀는 유일한 행복의 원천이자 자신의 존재와 삶의 목표이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이들에게 가혹한 시련을 가져다 준다. 일주일 후인 11월13일 스미디는 머큐리 신문사로부터 내일 오전 10시에 정규직 채용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보를 받는다. 폴라가 난산 후 몸조리 때문에 그는 처음으로 폴라와 떨어져 혼자서 리버풀로 1박2일 출장을 간다.

 그런데 '그레이트 노던' 호텔에 투숙한 후 스미디가 신문사로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다 택시에 들이받쳐 의식을 잃고 만다. 근처 약국에서 그가 깨어났을 때 다행히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지만 그만 폴라와 함께 한 지난 3년의 기억은 사라지는 기막힌 일이 일어난다.

 스미디의 본명은 '찰스 레이니어'로 서레이 카운티의 랜덤홀 시에 있는 부유한 명문가의 아들이었다. 혼란스럽지만 찰스가 고향에 도착했을 때 그 날이 아버지의 장례식이었다. 전사했다고 포기한지 오래된 가족·친척들의 놀라움은 컸다. 거기서 누이동생의 새 남편의 의붓딸인 15살 된 키티(수전 피터스)가 외삼촌뻘인 찰스에 반하는데….

 찰스는 대학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싶어하지만 기울어져 가는 가족 사업을 경영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생각을 바꿔, 해고 대신 고용보장을 통해 많은 고용자들을 끌어안고 사업을 회생시킨다.

 그러나 찰스는 교통사고 후, 왜 리버풀에 갔는지 그리고 그의 호주머니에서 발견된 열쇠가 어떻게 1917년 프랑스 전선에서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늘 뭔가 소중한 걸 잃어버리고 산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 한구석은 항상 허전하기만 하다.

 몇 년이 지나자 신문들은 그를 "영국 산업의 왕자"로 대서특필한다. 한편 폴라는 어린 아들이 죽은 후 어느 직장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다가 신문에 난 찰스의 사진을 보고 그의 회사에 마거릿 핸슨(폴라 릿지웨이는 무대 예명이었다)이라는 본명으로 찰스의 개인비서직으로 채용돼 일하면서 혹시나 그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

 어느 날 마거릿이 찰스에게 새로 합병·인수 하는 '멜브리지 케이블 회사'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것은 찰스에게는 그냥 사진일 뿐 그의 기억을 되돌릴 아무런 단서가 되지 못한다. (다음 호에 계속)

 

▲ '마음의 행로(Random Harvest·1942)' 한국 포스터

 

▲ 안개 낀 수용소를 빠져 나와 시끌벅적한 멜브리지 시내로 걸어가는 '존 스미스'(로널드 콜맨).

 

▲ 가수 겸 무용수인 아름답고 친절한 '폴라 릿지웨이'(그리어 가슨)는 쫓기는 '스미디'를 도와 함께 도피한다.

 

▲ 스미디의 첫 작품이 리버풀의 '머큐리' 신문사에 팔리게 되자 그는 폴라에게 청혼한다.

 

▲ 존 스미스(로널드 콜맨)와 폴라 릿지웨이(그리어 가슨)의 결혼식. 이 때 "오 완전한 그 사랑"이라는 곡이 연주된다.

 

▲ 스미디와 폴라가 이사한 그림 같이 아담하고 예쁜 신혼집. 활짝 핀 복사꽃 가지가 머리에 걸려 이를 젖히는 이 장면은 나중에 기억력 회복에 큰 몫을 한다.

 

▲ 폴라가 사내아이를 낳자 스미디는 구슬목걸이를 선물하지만 곧 예기치 못한 비극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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