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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교인 증명서
yongsupyoon

 

모두가 코로나19로 갇혀있다. 자기 지능에 도취되어 하늘마저 뚫을 듯 교만한 인류라는 동물이 아직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바이러스에 의해 결박되어 있는 셈인데, 매일 좋은 날씨로만 이어지는 기후는 결국 대지를 사막화 시키고 말듯이, 인간들이 문명이라는 도구로 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자기들에게만 유용하고 편리한 것으로 채워가는 인간세계(생활공간)를 자연이 시간의 끝인 종말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는 설(說)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나친 인구과잉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말도 나돈다. 지구라는 별이 품을 수 있는 인간의 수효는 대략 40억 정도일 터인데 이미 74억에 육박하니 그 수효를 고르려는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좀 섬뜩한 이야기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자연수명은 35세 정도라고 한다. 2천년 전 인간의 평균수명은 20세였고, 그 후 2천여 년이 지난 19세기엔 40세였다고 하는데, 오늘날 인류의 평균연령은 60세에 이르고 있고, 소위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70세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영양과 의료의 기술을 계속 연구하는가 하면, 심지어 종교까지 동원해서 영원히 죽지 않겠다고 발버둥질치는 것이 인간이란 동물이다. 그러니 감당하기 어려운 전염병이 등장하는 것은 제 밥벌이도 못할 나이를 훌쩍 너머까지 살아가면서 그리고도 더 오래오래 살겠다는 인간들의 수명탐욕에 대한 자연의 징벌적 정화작용일 게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제목과 무관한 얘기가 너무 길어졌는데, 그런 자승자박 속에서도 모국에서 선거가 지나가는 동안에는 그 귀추를 기다리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 지나가버렸지만, 그러나 내겐 또 하나 눈 여겨 보는 관심거리가 있다. 검찰측과 피고인측의 공방이 재판정을 뜨겁게 달구는 조국 전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자기 딸에게 만들어 주었다는 '허위 표창장' 건이 그것이다.

 

 그 얘기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내 자신이 가짜 서류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어서다. 그것은 이민오기 전 내가 마지막 5년 동안 근무했던 직장에 들어갈 때 사용했던 가짜 교인증명서다.

 

 ㅅ여자고등학교에 자리가 비어있다기에 직장을 옮겨볼 생각으로 서류를 준비하던 중에 기독교계 학교라며 교인증명서를 첨부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기독교인이 아니었던 나로선 그런 걸 정상적으로 마련할 수 없었는데, 그러나 장모님이 출석하셨던 교회의 목사에게 의뢰해서 아주 간단하게 가짜 교인증을 만들었고, 그 가짜 서류로 그 학교에 취업했다.

 

그런데 그 학교에 취업하고 나서 금방 안 사실은 그 학교 교사들의 절반 정도는 교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구태여 묻지 않았으니 자세히 알 순 없었지만, 그들도 어쩌면 나처럼 가짜 교인증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당시는 누구나 그런 가짜 문서를 쉽게 마련할 수 있었는데, 그런 가짜 문서는 말할 나위 없이 결과적으로는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고 농락하는 것이지만, 그런 줄 알면서도 만드는 까닭은 일종의 절실한 소망 때문이다.

 

 그 후 나는 그 경험을 두 세 번 털어놨던 일이 있었고, 그때마다 어떤 분들은 좀 싸늘한 눈길로 날 바라보는 경험도 했었다. 부끄러워 숨기고 싶었으면 구태여 발설하려 하지도 않았으련만, 별로 개의치 않고 내가 그런 일을 폭로하듯이 말했던 것은 죄과를 참회하자는 뜻도 아니고 남을 교묘히 속여먹은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가짜 문서를 만들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고 그런 것을 통행시키는 사회구조의 부조리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꺼냈던 얘기였다. 그러나 기독교계 기관이라는 명목으로 취업희망자에게 교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헌법을 위배하는 일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만일 정경심 교수가 검찰의 기소내용처럼 자녀들과 합작해서 허위서류를 만들어 딸로 하여금 사용하게 했다면 범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녀 자신에게 그런 문서를 만들 권한이 있었고 딸이 스팩 일을 얼마간 했기에 다들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사회에서 그냥 관행 따라 대수롭지 않은 생각으로 만들었다면,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야 없다 하겠지만 국가가 나서서 법적 책임까지 지라는 것은 지나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문제의 핵심은 그런 가짜 서류를 만들고 싶게 하는 사회구조이고, 그래서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는 이들은 마치 특권자들처럼 만들고 그런 특권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은 만들지 못하는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세상이라 하겠다.

 

그러니 국가(권력)가 해야 할 일은 도덕적 과오를 저지른 몇 명 소수인들을 꼭 집어내서 징벌하기보다 그런 잘못된 사회구조와 세상을 고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 때문에 나는 이젠 재판관의 판결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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