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지난 호에서 하늘에는 오행이 있어 한서조습풍(차고 덥고 마르고 축축하고 바람불고)의 기후 변화를 낳듯이, 사람에게는 오장이 있어 희노사우공(기쁘고 화내고 지나치게 생각하고 지나치게 근심하고 지나치게 공포하고)의 감정 변화를 낳는다고 해설하였다. 또한 오운음양(五運陰陽)은 자연계의 일반적인 규율이고 생장.소멸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음양변화의 작용은 하늘에서는 무형의 기(氣)가 되고 땅에서는 유형의 형(形)을 이루니 형과 기가 서로 감응하여 만물을 화생(化生)하는 것에 대하여 해설하고자 한다.

 “대저 음양변화의 작용은 하늘에서는 심원 무궁한 것으로 나타나고, 사람에서는 사물의 자연규율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땅에서는 만물의 생장과 화육으로 나타납니다. 물질이 생화(生化)하여 오미(五味)를 낳고, 자연규율을 인식하여 지혜가 생기며, 심원한 우주 공간에서는 무궁무진한 변화를 낳습니다. 신명(神明)의 작용은 하늘에서는 풍(風. 바람)이 되고 땅에서는 목(木. 나무)이 되며, 하늘에서는 열(熱. 뜨거움)이 되고 땅에서는 화(火. 불)가 되며, 하늘에서는 습(濕. 축축함)이 되고 땅에서는 토(土. 흙)가 되며, 하늘에서는 조(燥. 메마름)가 되고 땅에서는 금(金. 쇠)이 되며, 하늘에서는 한(寒. 차가움)이 되고 땅에서는 수(水. 물)가 됩니다. 그러므로 하늘에서는 무형의 기(氣)가 되고, 땅에서는 유형의 형(形)이 되는데 형과 기가 서로 감응하여 만물을 화생합니다.”

(夫變化之爲用也, 在天爲玄, 在人爲道, 在地爲化. 化生五味, 道生智, 玄生神. 神在天爲風, 在地爲木. 在天爲熱, 在地爲火. 在天爲濕, 在地爲土. 在天爲燥, 在地爲金. 在天爲寒, 在地爲水. 故在天爲氣, 在地成形, 形氣相感, 而化生滿物矣)

오미는 산.고.감.신.함미를 가리키는데 앞 문장에서는 만물을 가리킨다. 형(形)은 음이고 기(氣)는 양이므로 형기상감은 음양이 합쳐지는 것을 말하는데 음양이 합쳐지면 만물이 화생한다.

 “하늘은 위에서 덮고 땅은 아래에 있기 때문에 천지(天地)는 만물의 상하(上下)이고, 양기는 왼쪽으로 올라가고 음기는 오른쪽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좌우(左右)는 음양이 운행되는 통로이며, 수(水)는 음에 속하고 화(火)는 양에 속하기 때문에 수화(水火)는 음양의 상징입니다. 만물은 봄에 발생하는데 목(木)에 속하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데 금(金)에 속하기 때문에 금목은 생성의 시작과 끝입니다. 무형의 기(氣)에는 많고 적음이 있고, 유형의 형(形)에는 성쇠가 있어 위에 있는 기와 아래에 있는 물질이 서로 감응하면 만물의 태과(太過)와 불급(不及)의 형상이 드러납니다.”

 (然天地者, 萬物之上下也. 左右者, 陰陽之道路也. 水火者, 陰陽之徵兆也. 金木者, 生成之終始也. 氣有多少, 形有盛衰, 上下相召, 而損益彰矣)

 하늘은 만물을 덮고 있으므로 위에 있고, 땅은 만물을 싣고 있으므로 아래에 있다고 하였다. 태양과 달은 동쪽으로 떠올라 서쪽으로 지므로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자연현상을 취하여 좌우는 음양의 통로라고 하였다.

수화(水火)가 음양의 상징이라고 하는 것은 음양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으나 수화의 변화로 음양의 변화의 징조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금목(金木)은 생성의 시작과 끝이라고 한 것은 추기(秋氣)는 금에 속하는데 수렴하여 만물을 이루고, 춘기(春氣)는 목에 속하는데 만물을 생장시키므로 시작과 끝이라고 하였다.

태과(太過)는 지나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해당하는 해나 절기를 주관하는 운(運)과 기(氣)가 세거나 지나친 것을 말한다. 불급(不及)은 부족하거나 허한 것을 의미하지만 해당하는 해나 절기를 주관하는 운과 기가 약하거나 채 오지 못한 것을 말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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