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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hyunsoo
마인즈프로덕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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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아이들(flower children)’이 돌아오고 있다
Hwanghyunsoo

 

샌프란시스코 하면 파란 바다 위의 새빨간 금문교, 가파른 언덕과 강렬한 색채의 벽화, 아기자기한 집들 그리고 영화 ‘알카트라즈 탈출’의 외딴 교도소 섬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요즘 샌프란시스코 하면 실리콘밸리를 빼놓을 수 없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이곳 토론토에도 실리콘밸리로 취업을 하러 떠나는 청년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태동 시기는 1849년 ‘골드러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골드러시’는 금이 발견된 지역에 노동자들이 대거 이주했던 현상을 말한다. 당시 캘리포니아에 금 채굴 붐이 일면서 일확천금의 꿈을 좇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사금을 채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고 그런 아이디어에 투자자들의 돈이 모였다.

지금 실리콘밸리에는 세계 최고의 IP(저작권+산업재산권) 기업들이 모여 있다. 애플, 구글, 야후, 인텔, 오라클, 페이스북(메타), 테슬라 모터스, 네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 트위터, 마이크론, 어도비, 시스코 시스템즈, 이베이, 휴렛 페커드, 보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스, 선마이크로 시스템즈 등이 모여 경쟁을 한다. 그러다 보니 세계의 IP 인재들이 이곳으로 모이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실리콘밸리로 빨아들이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골드러시’ 즉, 돈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실리콘밸리는 창업자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 등은 창업지원센터를 만들어 학생들의 창업을 장려하고 학교가 가진 지식재산권도 너그럽게 졸업생들에게 공유해 준다.

개인투자자나 기업 투자자들은 창업자가 있는 곳이면 발 벗고 달려간다. 실리콘밸리의 로펌이나 회계법인들은 회사 설립, 투자, 매각 등의 단계나 심지어 인수합병(M&A)에 있어서도 가까이서 조언해 준다.

그러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창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후배 스타트업을 조건 없이 도와주는 것을 실리콘밸리의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 문화라고 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처럼 500조 원이 넘는 회사의 CEO가 스타트업 창업자가 모이는 행사에 나가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크고 작은 밋업(Meetup) 행사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아이디어가 적극적으로 교환되며 검증된다. 그런 자리에서 잠재 투자자가 연결되고 미래의 공동창업자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 문화는 도움을 준 사람에게 되갚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갚는 것을 말한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 도움을 청하는 연락을 받고 도와주는 것을 사회적 의무라 생각한다. 이러한 문화는 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장발의 20대 청년이 당시 55세였던 인텔 창업자 로버트 노이스에게 전화해서 조언이 필요하다고 면담을 청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 젊은이가 바로 스티브 잡스였다. 지식은 그저 유전을 통해 자동으로 다음 세대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 같은 교육 기관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는 그런 의미에서 대안학교인 셈이다. 그 선한 도움의 대물림은 히피(hippie)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다.

 

 

 ‘골드러시’와 ‘실리콘밸리’라는 키워드 외에 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다른 단어가 바로 ‘히피(hippie)’다. 히피 문화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일어난 저항 운동이다.

이 시기는 마르틴 루터 킹이나 말콤 엑스를 필두로 한 흑인 민권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으며, 미국이 명분없이 개입한 베트남 전쟁 때문에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에 대한 강한 불신과 반항심이 고조되었다. 이 학생 운동과 히피즘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위치한 버클리대학이었다.

 히피(hippie)하면 보통 광란의 오토바이 폭주족을 떠올리게 되지만, 이들은 퇴색된 의미에서의 사이비 히피들이었고, 진정한 히피들은 나름대로 고상한 신념 체계를 지니고 있었다. 1967년 1월,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 파크(Golden Gate Park)에서 ‘사랑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모여 일종의 궐기대회를 열었는데 이 순진무구한 청년들이 다름 아닌 히피들이었다.

그 뒤 진보적인 시인, 화가, 음악인 등 문화 예술인들과 남녀평등과 무소유, 반전을 주장하는 젊은 무리들이 모여 집회를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연스레 대중 음악인들을 샌프란시스코로 끌어 모았고, 히피들의 이상을 노래하게 했다.

록그룹 <산타나>가 대중적 인기를 얻은 곳도 이곳이었다. 이들은 히피의 상징물로 머리띠와 꽃을 선택했고 평화를 상징하는 히피 로고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녔다.

1967년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인 <몬테레이 팝 페스티벌(Montrey Pop Festival)>에는 전국에서 히피들이 몰려왔는데, 시 당국은 그들이 집단적인 행동을 할까 봐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축제를 주최하는 멤버들은 ‘우리들은 평화롭게 페스티벌을 즐길 것’이라는 홍보성 노래를 만들게 된다. 이 노래가 바로 스콧 맥켄지(Scott McKenzie)의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다.

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 노래는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러 TV 드라마의 배경 음악에도 삽입되고 샌프란시스코를 무대로 하는 영화에도 자주 등장해서다.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 You're gonna meet some gentle people there. (샌프란시스코에 가신다면/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샌프란시스코에 가신다면/친절한 사람들을 만날 겁니다.)

For those who come to San Francisco/ Summertime will be a love-in there/ In the streets of San Francisco/ Gentle people with flowers in their hair. (샌프란시스코에 오신 분들은/ 여름에는 사랑이 있을 것입니다./샌프란시스코의 거리에는/ 머리에 꽃을 꽂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노래의 원제목은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인데, 이 노래의 가사를 언뜻 보면 평화롭고 평범하지만,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히피들의 이상을 담고 있다. 머리에 꽃을 꽂은 ‘꽃의 아이들(flower children)’로 불린 히피족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으니 샌프란시스코로 와서 동참하라는 내용이다.

가사 중에 ‘gentle people’은 그들 만의 속어로 ‘평화주의자’ 또는 ‘히피’를 말하는 것이었고, ‘love-in’은 히피들의 모임, 즉 ‘히피들의 파티’를 의미한다. 이 노래에서 나오는 꽃이 상징하는 바가 히피 문화의 기초가 되는 플라워 모먼트(Flower Movement)를 상징하고 있고 ‘함께 연대해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자’는 호소였던 것이다.

 

 

 그들의 저항 정신은 록 음악을 비롯해 패션, 미술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다채롭게 표출되어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킨다. 그 중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푹 빠져 있던 히피 DNA를 그대로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는데, 기존의 문화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함을 애플의 기업 문화로 만든다.

 이러한 히피 문화는 애플뿐만이 아니라, 아이스크림 기업 벤 앤 제리스(Ben & Jerry’s), 화장품 회사 더 바디샵(The BodyShop), 유기농 슈퍼 홀 푸드 마켓(Whole Food Market) 등으로 번진다. 뭔가 새로운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려는 회사들의 공통점이 창업자가 모두 히피 출신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그리고 이들 히피 출신 경영자들이 앞장서자, 다른 기업들도 사회 공헌과 가치 중심적 사고를 강조하는 기업 문화를 따라하기 시작한다. 최상의 가치를 돈이라고 믿는 메마른 사회에 그동안 사라졌던 ‘꽃의 아이들(flower children)’이 돌아오고 있다는 건 좋은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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