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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말 거친 소리
yeodongwon

 

 

고운 목소리, 고운 말, 고운 글만 세상에 있다면 인간사 얼마나 부드러울까? 하늘나라에도 말이란 게 있을까? 있다면 은반에 구슬이 구르는 맑은 소리일 게다.


해님 달님 별님들이 주고 받는 말들이 있다면 은하수에 드리운 무지개 빛깔 같은 감미로운 소리일 게고, 천사와 선녀는 빼어나게 예뻐야 하는 것처럼 재잘대는 말소리 또한 눈송이 꽃송이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울 것이다.


그래야만 할 것이다. 저 하늘나라엔 아름다운 사람들이 착한 마음으로 살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면 말까지도 고운 향기를 풍길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다.
 인간은(타 동식물에서도?) 행인지 불행인지 듣고 보고 만지는 느낌이라는 감각을 통해 만상의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을 구별하여 감정을 표출해 낸다.


연인끼리의 대화는 그 소리가 부드럽고, 싸움판에서의 언어는 그 소리가 거칠다.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인들의 대화에서도 그 억양만으로 사랑의 대화인지 싸움판의 욕지거리인지 분간할 수 있다. 개도 꼬리치며 짓는 소리와 으르렁거리며 짓는 소리가 다르고, 까마귀 소리는 그 생김새만큼 기분 나쁘고 까치소리는 듣는 것만으로 예뻐 보인다.


천둥은 먹구름을 동반해서 오고 함박눈은 소리없이 내린다. 아이는 눈빛이 선하고 살인자는 눈에 살기가 서린다. 탄생은 밝음에로 나오고, 죽음은 어둠에로 사라진다.


밀레의 만종에서 들려오는 종소리는 머리 숙여 감사기도 드리고 싶어지게 하고, 깊은 산속 은은한 목탁소리는 영혼을 맑게 가라앉게 한다.


사랑과 평화와 신뢰와 진실을 말하는 순화된 언어만이 오고 갈 종교에 창과 방패 들고 원수를 무찌르자는 군대행진곡을 닮은 노래 소리가 높다면 모순이다.


어쩌다 남북으로 갈라선 우리가 다시 하나 되고자 이마를 맞대고 하는 부드러워야 할 통일 언어들이 톤이 높고 된소리가 많다면 이 또한 모순이다. 서로간에 참말은 빠져버리고 속임수와 거짓말과 엄포만이 오가니 통일은 하 시절이 되고 있다. 


요즘 영화관에 가보면 하는 말들이 거칠고 원색적이다. 그 원조 생산지는 미 헐리웃이다. “F”로 시작되는 쌍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내 놓아 북미는 물론 전세계의 언어들을 오염시키고 있어 한국 영화도 헐리웃을 닮아야 명화 축에 끼는 줄 아는지 말투까지 “ㅆ” 남발이다. 이제 가정은 물론 학교 교회가 언어순화에 신경 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고 보니 방언은 교회언어로서의 기능치고는 음성미학적으로 따져 비정서적으로 들리는데 혹 순전히 내 편견일는지 모르나 뚜뚜 따따 사사 바바, 아무리 이해로서 좋게 들으려고 해도 민망할 정도로 비호감적 소리이다. 적어도 하늘 언어라 주장한다면 하늘낙원 말답게 은 구술 굴리는 억양이어야 격에 어울릴 것이라는, 순전히 내 상상으로 해서 하는 말이다.


내가 못 알아들어 그런가 싶다가도 그것도 아닌 것이 못 알아 듣기로는 불어(프랑스 말)도 마찬가진데 내 귀엔 감미로운 음악처럼 들린다.


말과 글은 그 사회가 정한 약속기호로서 의사를 전달할 목적으로 사용되고 그래서 의사가 전달될 때만이 그 효력이 발생된다고 할 수 있는데 공학용어 의학용어 군대용어처럼 특수층만을 상대로 사용하는 언어도 있으나 종교와 문학에 사용되는 언어는 만인을 상대로 한 것이어야 하니 자기 생각의 표현에만 집착한 나머지 상대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더욱이 비호감적 톤) 단어의 나열이나 말의 표현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어떤 방면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의 말은 평이하고 알아듣기 쉬워 듣는 이의 맘을 편하게 한다. 예수, 석가, 공자, 소크라테스 같은 성현들의 말은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아주 쉽게 했을 텐데 후세 사람들이 괜히 어렵고 복잡하게 꼬고 돌려서 풀이하는 바람에 난해해지고 아리송해지지 않았나 싶으니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


어떤 이는 고급단어만을 골라 말을 하는데도 다 듣고 난 후 무슨 소리를 했는지 아리송하지만 유능한 사람은 일상적 보통 말로 간결하게 말하는데도 그 뜻은 분명하고 내용은 알차다.


한자나 영어를 많이 남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권위주의자일수록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듯한데 장식은 고급일수록 돋보이나 고급품일수록 장식 외의 가치는 없다. 그럼 나는 어느 쪽인가? 상대의 맘을 편하게 하는 쉽고 고운말을 쓰고 있는가? 그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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