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43 전체: 185,350 )
피노키오.4-쓰러져 누운 나무
sungmimpark

 

피노키오. 4
-쓰러져 누운 나무


 

 

쓰러진 나무로 누워있으면
일어나 걷고 뛰기보다
먼저 말을 하고 싶어
쏟아지는 햇살 아래 팔 끝에
매달린 잎을 흔들며 말했지요.


 

두 다리 뻗고 편히 누워도
왠지 버려진다는 느낌
잊혀진다는 사실 슬픔이다.
서둘러 지나가는 발들 불러도
쳐다보지도 멈추지도 않아 


 

나무는 지붕 떠받는 기둥이 되고
밥그릇 올려놓는 식탁이 되거나
설사 몸이 잘리우고 토막 나서
벽난로에 재가 된다 해도
누군가를 따뜻하게 해준다면


 

겨울 두 팔 벌리고 서있던 시절
바람에 팔 부러지고 발이 시려도, 
여름 잎새 사이로 온갖 새들의
노래 껴안던 시절 그리워도
무엇인가 되기 위하여 기다립니다.


 

나무는 착한 노인의 아들 되어
책보를 매고 학교에 가고 싶습니다.
나무가 되고 사람이 되어
거짓말을 하여 코가 길어져도
결국 착한 아이가 되겠지요.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