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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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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

 


 
가보지 못한 사막 한 가운데
카페가 있다.
야자수 나무 한 그루 없는
햇빛이 내리 쬐는 테이블에 앉아
상인들 커피를 마신다.
도적들 칼을 숨기고 기다리고
병사들이 총을 들고 서있다
전쟁 중에도 카페는 문을 닫지 않는다.
포탄 떨어지는 소리에 잔이 흔들려도
전투기가 폭탄을 떨어트릴 듯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도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모래 언덕 너머 보이지 않는
강물은 말없이 흐르고,
사람들 늘 목말라 해도
지난 역사와 영광을 모래 속에 파묻고
눈 앞의 생존을 이야기 하며
사막 속으로 사라져 간 이웃과
당장 떠날 것 같은 이국 병사의 등을 보며
커피를 마시기 위해 살아남아야 한다.
병사들 떠나 전쟁 끝나지 않지만
풀 한 포기 없어도 빼앗길 것 많고
석유 한 방울 솟아나지 않아도
탱크 앞세우고 이국병사는 온다.
카페에 앉아 너무나 빨리 식어버리는
쓴 커피를 마셔도 절망하지 않는다.
산다는 것이 위태롭고 고달파도
비워야 할 잔이 앞에 있다는 것
독배처럼 위험해도 마셔야 한다.
커피는 마시면 빈 잔만 남고
떠난 사람 발자국 대신 이야기만 남는다.
바다를 건너온 지친 이국병사 보다
옆에 칼을 가는 도적이 더 무섭다.
바그다드 카페는 모래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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