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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은하수
namsukpark

        
                                                                
 아무런 쓸모없이 베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야말로 진정한 쓰임새다. 장자(莊子)가 말한 ‘쓸모없는 쓰임’ 곧 무용지용(無用之用)이다. 저력지재(樗?之材)라는 말도 있다. ‘쓸모없는 재능’ 또는 ‘무능함’을 일컫지만, 자신의 재능을 겸손하게 표현하는 말로도 쓰인다. ‘명성이 헛되이 퍼진 게 아니라 그만한 까닭이 있음’을 에둘러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한다지요. 일상(日常)에 유쾌한 상상을 더해 멋진 하루를 자신에게 선물해봄직도 하다. 


 소슬바람이 옷깃 여미게 하는 이른 아침이라선지 공원산책길이 뜸하다. 주위를 두리번거려 인기척이 없다싶어 힘줘 뀐 방귀소리에 다람쥐가 깜짝 놀랐을까마는 재빨리 나무 뒤에 몸을 숨긴다. 두루 살피진 않았지만 뱃속은 여간 후련해지는 느낌을 갖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해도 ‘말 따로 행동 따로’ 하니 아무렴 생각하는 기준이 매우 불합리하고 모순덩이라는 지적이 나올 법도 하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 숲속의 나무들은 우리의 폐활량을 키워주는데 어깃장을 부리는 것만 같아 슬그머니 겸연쩍어진다. 


 며칠 후 공기 청정도(淸淨度)분석결과 휘발성 암모니아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끈해진 다람쥐들이 길을 막아서며 따지려드는 상황에 맞닥뜨릴지 모를 일이다. 세상이 하수상하다고 일용(日用)하는 음식물, 화장품, 비누, 치약 등이 온통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건 아니지만, 그 중엔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오•남용(誤•濫用)한 경우도 없진 않겠거늘… 오죽이면 ‘익은 밥 먹고 설익은 소릴 한다.’고 비아냥거릴까마는 한 마디도, 두 마디도 좀 더 진중(鎭重)했으면 좋겠다. 


 “모든 녹색식물은 태양 빛에서 에너지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그리고 흙에서 물을 얻어서 유기물인 당(糖)을 생산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살아간다.”고 배웠다. 물, 햇볕 그리고 양분 이 3가지는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제일 중요한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다음으로 빛과 영양분일 테다. 우리가 아침산책을 나서는 주된 이유를 들라하면 식물이 광합성작용을 하지 않는 야간에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며 산소를 흡수하는 호흡작용을 하지만 주간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을 하고 탄수화물인 당분을 만들며 산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2마리 → 1,250마리 → 4억8,200만 마리”라는 타이틀이 눈길을 끈다. 미국에선 쥐(Rat)와 지구 종말(apocalypse)의 합성어인 ‘랫포칼립스’(Ratpocalypse)에 임박해 있다는 지적이다. 쥐 전문 연구기관인 렌토킬(Rentokil)에 따르면 암컷 한 마리는 1년에 6번 새끼를 낳고, 한 번에 12마리까지 낳는다. 이렇게 태어난 쥐는 9주일이 지나면 교미를 하기 때문에 쥐 두 마리가 1년에 1,250마리를 번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1,250마리마다 9주 후에는 또 번식에 들어가기에 쥐 2마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3년 동안에 4억8200만 마리로 불어날 수 있다하니 어찌 가공(可恐)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디까지나 자식사랑이 지극한 쥐가 이상적인 환경에 있을 때를 가정해 이론적으로 추정한 수치(數値)이겠지만, 현 상태를 방치하면 쥐의 번식을 차단하기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렌토킬은 “쥐가 생존과 번식을 위해 자연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온실효과가 나타나고 지구촌의 기온이 올라감으로써 쥐가 그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 도시도 급격히 늘어나는 쥐로 인해 홍역을 치를지언정 쥐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생활환경이 좋아져 그만큼 번식을 많이 한다.

 
 행여 용(龍)의 발톱일랑 꼭꼭 숨기고 짐짓 앞으로 나서고 뒤로 물러설 때를 앎이 생각처럼 이뤄지지 않았음을 탓해 무얼 하랴 마는 ‘그대는 못 보았는가(君不見)’로 시작되는 옛글에 “귀가 있어도 행여 영천수(潁川水)에 씻지 말고, 입이 있어도 수양산(首陽山)의 고사리는 먹지 말지어다. 뜻을 품고 세상에 섞이어 이름 없음을 귀히 여길지니, 그 무엇 때문에 고고하게 이를 구름과 달에 견주겠는가. 내가 보건데 예로부터 현명하고 이치에 밝은 사람들도 공(功)을 이룬 다음 스스로 물러나지 않아 모두 죽었나니 오자서(伍子胥)는 오강(吳江)에 버려지고, 굴원(屈原)도 마침내 상수(湘水)에 몸을 던졌지.” 

 


 “뿌연 하늘, 희미한 달빛, 맑고 먼 허공(煙宵微月澹長空) 가을날 은하수는 긴긴 세월 한결 같아라.(銀漢秋期萬古同)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서러움 그 얼마나인가(幾許歡情與離恨) 해마다 이날 밤엔 함께 있으리.(年年幷在此宵中)”  [백거이(白居易)/唐, 칠석(七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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