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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할 줄 아는…
namsukpark

 

 

오늘도 감사할 줄 아는…

 

 만물이 소생하고 아침햇살 빛나는 계절의 여왕이다. 크고 작은 나뭇가지마다 연둣빛 우거진 산책길에 우산을 챙겨들고 나서는 걸 깜빡했더니 가랑비에 흠뻑 젖고 말았다. 밀가루에 소금 약간, 양파와 부추가 재료의 전부인 구수한 부추전은 이슬비 내리는 어느 봄날 이른 점심으로 안성마춤이었다.

 

“아이에게 강요해서 얻을 수 없는 게 두 가지가 있답니다. 첫째는 사랑이고, 둘째는 존경입니다. 그런데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아이의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랍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여는 마법을 읽었다.

 

 “물을 따라 복사꽃은 아득히 흘러가는데, 별천지가 있으니 인간세계가 아니로구나!(桃花流水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도연명의 시심(詩心)을 얻어듣다보면 꽃은 아름답게 피어나는가 싶었는데 짐짓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인 줄도 안다.

 

 오월의 눈부신 아침이다. 조국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하는 마음과 정신으로 헌신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분들이 많기도 하다. 누군가가 나섰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저절로 우러나기도 했겠지만, 국민들은 허황된 믿음을 경계하되, 버팀목이 되어줄 지혜와 총명을 겸비한 후보가 선출됐으면 참 좋겠다.

 

 자나 깨나 한반도주변의 군사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노랫말에서처럼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하는 경우가 역사에서 되풀이되어선 아니 될 일이다.

 

 탈무드에서 일러주는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배우려는 사람이고, 강한 사람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며, 행복한 사람은 범사(凡事)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고 한다. 이번 대선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명이 후보로 등록을 했다.

 

 소시민이 생각하는 10%득표가 무엇이든 후보난립(候補亂立)은 문제 삼을 일 아니라고 여기는 대선주자들이 의외로 적잖아 보인다. 모두 다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아쉬움이 찾아드는 건 나 혼자 만이 갖는 까칠한 느낌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치와 종교에 관련된 언급은 도발을 당하거나 도전받기가 십상이다. 종교는 믿어마지않는 신조(信條)가 침해당해서이고, 정치는 권력이나 금전과의 유대 깊은 상황을 이해한다면 도움 될 수 있을 것이다. 선거유세에 눈감고 야옹하는 ‘증세(增稅)없는 국민복지’와 ‘장밋빛 아니면 말고’ 공약만 내비치지 말고 유권자를 향해 막무가내 강의하려 들지 마시길 기대해본다.

 

 무심코 던진 돌팔매질에 개구리가 맞으면 즉사(卽死) 아니면 최소한 중상(重傷)인 줄도 알자. 격려의 한마디라도 서로 나누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으면 오죽이겠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이라고 한다. 어머님께서 세상소풍 마치시고 훌쩍 떠나신지 어언… 봄바람이 소리 없이 가득하니 초록이불 덮으셨다. 자식들 위해 땀과 인내로 눈물 가르며 가슴에 둥근 사랑 심어주신 내리사랑은 다하지 못한 뉘우침에 눈물이 난다. 하늘아래 오직하나 어머님 모시고 행복이랑 숨바꼭질하던 지난시간들이 지금은 어찌 되돌릴 순 없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축복이 열매를 맺듯이 좋은 일만 정성스레 매달아놓고 싶다.

 

“풀잎은 풀잎대로/바람은 바람대로/축복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우리의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기도 속에 접어둔 기도가/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오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아낌없이 축복을 쏟아내는 오월/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가 되게 하십시오.”

 

[이해인 /《오월의 시》]         (대한민국 ROTC 회원WL Leaders’ World 2017년 5월호에 게재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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