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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namsukpark

 

 

박남석 수상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봄비가 대지를 넉넉히 적셔주고 연둣빛 새싹 잎은 하룻볕이 다르게 초록을 더해간다. 사람 얼굴은 ‘얼의 굴레’라고 부른다. 재주가 메주라서 별다를 수 있을까마는, 과문(寡聞)한 탓에 말귀를 가름하느라 갸우뚱해지는 경우가 적잖다.

 

 반복적인 스윙을 연습하듯이 실전에서 일관성 있는 동작의 연속인 골프는 자연지형에서 상황이 같을 수는 없다. 그린에서 앨버트로스를 날리고 싶었어도 18홀을 마치면 여의찮았던 경험을 더 많이 겪곤 한다. 더불어 라운딩하며 이해하기 힘든 아쉬움도, 매너와 인식이 뒤따르지 못하는 현실도, 이를 데 없을 경우에서도 스코어에 연연치 않고 규칙에 솔직하고 열심이었으면 스스로 대견해 할 일이다.

 

 ‘남아도는 쌀’ 주제의 공공비축미 양곡창고 사진과 함께 폰트사이즈가 대문짝만하다. <곳간마다 쌀, 쌀, 쌀… 무려 351만t ‘사상 최대’> 말마따나 산더미처럼 쌓인 벼를 보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든다. 정확하게 문제점을 살피면 쌀 소비가 적어진 게 아니고 값이 비싸서 수입쌀을 먹어 남아도는 게 아닐까 유추해본다.

 

 국내산 쌀은 창고에서 햇수를 묵혀가고, 쌀 가공식품의 대부분이 수입쌀인데다 가성비(價性比)는 2~3배 차이가 있다. 농수축산(農水畜産)의 유통구조를 탓하지만, 양정(糧政)은 없고 수입 만능주의가 득세를 해버린 모양이다.

 

삶을 영위하는 과정은 용이하지도 않지만, 웃음으로 가득한 길이 아니고 눈물만 있는 길도 아니다. 어느 뉘라서 대신해 줄 수 없는 우리들 자신의 몫이다. 언젠가 농업이 송두리째 무너지면 혹독한 대가(代價)를 치러야하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엄청 서운하게 들리겠지만, 누님이 파는 맛있는 팥고물 떡도 비싸면 사먹지 않는 게 일반적인 우리네 정서가 아니던가요?

 

 긴장이 고조된 안보위기, 연40조(兆)로 추산되는 공약청구서는 그렇다손 증세(增稅)없는 장밋빛 선거공약으로 유권자의 표심(票心)을 ‘따 놓은 당상(堂上)’으로 여기려드는 구태의연(舊態依然)은 글쎄다. 선거에서 당선되면 천상천하(天上天下)를 차지한 것 같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상상일 뿐이다. 요령과 얄팍한 처세술만 터득했는지는 몰라 속내를 이해할 순 없지만, 그 뉘시라 삶의 방식과 행복의 기준을 강요해선 안 된다. 민초(民草)들이 갖는 행복에 대한 꿈과 실제 경험할 행복 사이엔 크나큰 차이가 있다니 드리는 말씀이외다.

 

  “주권국가의 정세가 위태로운 듯해도 설마 전쟁으로까지 치닫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이 우리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기 보다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두고두고 이런 상태로 괴롭힐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일본도 마찬가지이지만… 조국의 안녕과 발전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고국의 하늘아랜 이팝꽃 피워내며 사월이 지나갑니다.” 자상하고 올곧으신 L선생님의 우국충정(憂國衷情)이 절절히 묻어난 메일내용을 여쭙지도 아니하고 옮겨왔다.

 

 어버이날이 낼모레다. 정철, 윤선도와 더불어 조선(朝鮮)의 3대 시가인(詩歌人)으로 추앙받는 박인로(朴仁老)가 맛좋은 홍시 감을 대접받고,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 사람 육적(陸績)이 모친께 드리고자 귤(橘)을 소매에 품고 집으로 돌아간 ‘회귤고사(懷橘故事)’를 떠올리며, 자신의 부모는 이미 돌아가셔서 감을 얻어다 드리고 싶어도 소용이 없어진 처지를 서러워하며 지었다는 ‘조홍시가(早紅枾歌)’는 부모님 돌아가신 뒤에 땅을 치며 후회하지 말고 살아생전에 정성껏 섬기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하나이다.”

 

 

<현대어 풀이>

 

소반(小盤)에 놓인 일찍 익은 붉은 감이 곱게도 보이는구나!

 

비록 유자(柚子)가 아니라도 품어가고픈 마음이 있지마는,

 

품어 가도 반겨줄 부모님이 안 계시니 서러운 마음 그지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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