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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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만족’ 소용없다?
kimhail

 

 지난 호에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투의 글을 써 놓았는데 이후 어떤 책을 읽다가 ‘고객만족, 소용없다’라는 글을 보았다. 고객 만족이 소용 있는지 없는지는 글을 읽는 또는 사업을 영위하는 각자가 자신의 철학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일이고 오늘은 이 정반대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그 글의 일부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고객 만족도가 반드시 재구매와 연결 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설문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브랜드에 만족했다”고 응답한 고객에게 그렇다면 미래에 이 브랜드를 다시 구매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을 하지만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해서 실제로 구매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건만 좋다면 경쟁사의 제품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날의 소비자 들이다.』


 그 이유로 설명된 내용은 다행스럽게도 전편에서 필자가 언급한 ‘고객의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으니 필자의 생각도 전혀 틀리지는 않는 것 같아 조금 체면은 세운 셈이다.


 필자는 아마존(amazon.ca)을 이용하여 가게나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자주 구매한다. 처음에는 물건을 주문하면 일주일 이상 걸리던 배달이 프라임 멤버에 가입하고부터는 오늘 주문한 물품이 다음날 또는 적어도 이삼일 이내에 배달되니 환상 그 자체였다. 그러다보니 혹 배송이 삼일 이상 걸리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온라인 주문/배송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치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글에서 주장하는 것은 고객 만족도, CS(Customer Satisfaction) 보다 중요한 요인이 고객의 습관적 행동, 즉 CH(Customer Habituation)라고 말한다. 언젠가 한번은 의식적 의사결정을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무의식적으로 습관에 따라 구매하는 더 편리한 행동 방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필자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때 아마존을 주로 이용하면서 이베이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 물론 거래 방식이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사이트가 익숙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나 필자의 한 친구는 필자가 아무리 아마존의 장점을 설명해도 이베이 만을 이용한다. 


 이런 인간의 습성을 심리학자 수잔 피크스(Susan Fiske)는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두뇌가 정보처리를 할 때 가능하면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매행위 또한 습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단골’의 정의도 달라져야 한다. 음식이나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때문에 단골이 되기도 하지만 위 글에서와 같이 습관적 단골도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필자는 커피를 사 마실 때 스타벅스 보다는 팀 홀튼스를 더 선호한다. 스타벅스는 뭔가 좀 복잡해 보인다. 커피 이름들도 생소하고 뭔가 낯설다. 반면 팀 홀튼스는 이민 초기부터 이용해 친숙하고 편안하다. 
 물론 커피는 개개인의 기호에 많이 영향을 받는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필자처럼 커피 맛에 둔감한 사람은 그저 친숙하고 편안함 때문에 그곳을 더 선호한다. 


 이제 머리가 좀 복잡해진다. “어쩌라구?” 소리가 절로 나온다. 고객의 습관을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 


 생각해보니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흔히 쓰이는 마일리지 카드 또는 로열티 카드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마일리지 적립을 미끼로 고객의 습관을 유도한다.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사면 스티커를 붙여주고 열 장을 모으면 커피한잔이 공짜이다. 경쟁이 치열한 피자 가게들은 모두 저마다의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한다. 그동안 쌓아 온 마일리지가 아까워 계속 이용하게 되는 습관을 유도한다.


 또 한가지 다른 대안은 선점효과이다. 특정 메뉴를 개발하면서 그것이 그 음식의 표준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코카콜라, 미원처럼 먼저 지배된 시장에 후발 주자가 비집고 들어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경우 시장을 선점하고 그것이 고객의 습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광고 효과가 만족스럽더라도 그 이상 지속적으로 고객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단단한 진입장벽이 만들어지고 후발 주자는 쉽게 그 장벽을 무너뜨릴 수 없게 된다.
 또는 반대로 아예 판을 뒤집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이미 다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고객의 습관을 파괴하고 새로운 습관이 만들어지도록 적극적으로 바꾸어 버리려는 시도다. 


 지난 2년간 ‘매운 치즈XXX’가 대 유행을 했다. 떡볶이에, 갈비에, 돈가스에, 닭볶음에 치즈를 올리거나 끓여 부어 그냥 평범한 다른 것들은 식상하게 만들어 버렸다.


 결국 요식업으로 한정 해놓고 보자면 ‘고객 만족도’도 중요하고 ‘고객 습관’도 무시해 버릴 수 없는 과제다. 일단 만족해야 습관적 단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돈 벌게 해주려고 우리집에 오는 고객은 없다. 고객에게 이득이 되는 무언가 있어야 온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리하여 고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어 일주일에 몇 번은 우리집에 오지 않고 못 배기는 습관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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