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칼럼]조성훈, 앞날이 더 힘들다-이기석 한인회장은 반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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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가을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한 온타리오보수당 노스욕 윌로우데일 선거구 후보 경선이 마침내 조성훈(Stan Cho.39)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번 경선에는 당초 이 지역에 많이 사는 이란계 및 이탈리아계와 조 후보를 비롯한 한인 3명 등, 모두 5~6명이 출발했으나 도중에 절반이 포기하고 결국 한인후보 2명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특히 이번 경선은 캐나다에서 한인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에서 한인끼리 맞붙은데다 투표장소 또한 한인교회였던지라, 온전히 한인사회의 이벤트로 치러졌다. 특정 정당 지역구에서 한인끼리 경선을 벌인 것은 캐나다 한인이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대결구도가 썩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다. 경선이 다자(多者)구도라면 선호도 투표 방식을 통해 한인끼리 서로 제휴도 가능하지만 양자대결은 어차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한인들은 두 후보 중 어느 한쪽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기가 곤란한 측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좁은 이민사회에서 두 후보 모두에게 친분이 있는 분들은 어느 편을 지지할지 입장이 곤란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3년여전 같은 지역에서 벌어진 조성용(Sonny Cho)씨의 연방자유당 경선 때는 전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그를 밀어주었지만 이번은 여론이 양분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 누군가 한 명만 선택해야 한다면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와 정치적 역량,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냉정하게 선택해야 함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조성훈 후보는 단연 한수 위였다. 동포들이 보아왔듯 조 후보는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정직하고, 정치적 잠재력이 풍부하다. 특히 대중을 설득시킬 영어연설이 탁월하다. 일의 추진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사람이 지역대표로 나서야 내년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동포들의 선택은 현명하고 올바른 것이었다.  


 0…사실 경선 캠페인 과정에서 상대후보 진영에 아쉬운 점도 많았다. 페어플레이를 다짐해놓고 SNS에 ‘조 후보측이 표를 돈으로 샀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정도(正道)를 벗어난 행태를 보였다. 그러나 조 후보는 이를 다 덮어두고 묵묵히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충분히 명예훼손 감이 되고도 남는데도 굳이 문제 삼지 않았다. 나는 곁에서 그를 지켜보면서 그 의연함에 놀랐다. 상대방이 네거티브전을 펼치는데도 맞대응을 자제하고 제갈길만 걸었다. 


 한인끼리 맞붙은 윌로우데일은 이처럼 조마조마한 국면도 있었으나 조후보 측이 인내를 발휘해 페어플레이로 나가면서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두게 됐다.      

 
 0…한편, 이번 경선은 왜곡된 토론토한인사회의 한 단면이 드러난 것이었다. 현직 한인회장이 본연의 임무는 뒷전으로 미룬채 정치일선에 나선데 대해 동포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었다. 한인회 운영이 잘 돌아가는 상황이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만약 이기석씨가 이번 경선에 승리했다면 한인회장 자리는 어찌할 생각이었는지. 경선에서 이기면 한인회장 자리는 미련없이 다른 이에게 넘겨줄 셈이었는지. 10만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장 자리가 그렇게 값싼 자리인지.    


 이런 시점에 동포들의 선택은 아주 냉철했다고 본다. 한인회장은 한인회 일에 충실하라는 주문, 바로 그것이다. 동포사회 인지도 면에선 한인회장이 조 후보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유권자들은 조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왜 그랬을까? 이기석씨는 한인회장 하라고 뽑아준 것이지 그 직위를 이용해 정치에 나서라는 뜻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인회 임직원들이 투표장에 동원돼 팻말을 흔드는 모습이 과연 정상인가. 한인회장은 이 기회에 깊이 반성해야 한다. 


 이 회장은 대다수 한인언론도 조 후보 편이었다고 불평할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동포사회 대표가 본연의 임무에 소홀하다면 누가 밀어주려 하겠는가.  


 0…또 다른 한편, 조성훈 후보는 승리의 환호도 잠시뿐, 앞으로 훨씬 더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 진짜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내년 본선의 상대는 2003년부터 내리 4선을 기록 중인 정치거물이요, 한인사회에도 친숙한 데이빗 지머 자유당의원(73, 원주민담당장관)이다. 그는 선거때마다 갈수록 득표율이 상승해 2014년에는 4명의 후보 중 과반이 넘는 52.62%의 놀라운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런 거물과 상대하려면 조 후보는 과연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자명하다. 


 물론 선거는 소속 당과 당수의 리더십, 인기도, 카리스마가 판세를 좌우한다. 근래 온주자유당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내년엔 보수당 집권 가능성이 높다. 이러다 보니 보수당 공천경쟁이 심해 일부 지역구에서는 경선을 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당수가 사설감사까지 벌이게 됐다. 


 그러나 당도 당이지만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다. 조성훈 후보의 장점은 어찌 보면 경선 상대와 대조적인 것이어서 반사이익이 돋보였던 것이다. 상대후보의 흠결이 이쪽의 장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민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알찬 공약을 개발해야 한다. 그야말로 이젠 한인사회에서 벗어나 주류사회를 상대해야 한다. 시냇물을 지나 바다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윌로우데일의 인구는 약 11만, 유권자는 7만4천여 명이며, 매 선거 때마다 대략 4만 5천명 안팎이 투표에 참여한다. 한인 최대 밀집지역인 이곳의 한인 수는 1만여 명, 유권자는 5,500여 명으로 7% 정도다. 소수민족의 권익신장은 바로 정치를 통해 이룩된다. 부디 끝까지 조성훈 후보를 도와 캐나다 한인역사상 최초의 2세 정치인을 탄생시키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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