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koo2013
구본석
(노스욕 로얄한의원 원장)
온타리오주 공인한의사, 세계중의학연합회 의사
647-965-9956 / [email protected]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25 전체: 297,273 )
신경과에 관한 병(35) -건망증(2)
bskoo2013

 


기억력 떨어진다고 ‘늙었구나’ 비관하지 말아야

 

 

 

 

(지난 호에 이어)
직전 호에서 건망증의 개념, 기억장애를 가져오는 병, 건망증과 치매의 구분 및 한방에서 보는 건망증의 변증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기억에 대한 보편적인 개념을 먼저 살펴보고 건망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예방 등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기억(記憶.memory)은 인상.지각.관념 등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기능의 총칭으로 경험한 것을 특정 형태로 저장 하였다가 나중에 재생 또는 재구성하는 현상이다. 새로운 경험을 저장하는 작용, 내용이 망각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작용, 유지하고 있는 사항을 회상할 수 있는 활동을 기억의 3요소라고 한다. 


또한 기억은 시간적 측면에서 불필요하면 잊게 되는 단기기억과 장시간 때로는 평생 유지되는 장기기억이 있다. 기억은 뇌의 대뇌피질의 감각연합역에 저장되고, 뇌의 해마는 기억형성에 관여한다. 해마는 기억 정보를 저장하기 쉬운 형태로 부호화하여 연합영역으로 되돌리는 기능을 갖는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외국에 여행간 것 이야기 하면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가 잊는 첫 번째 기억은 어린 시절이라고 한다. 자신의 돌잔치나 3살 이전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잊은 시기는 7-8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릴 적 기억이 생존에 중요하지 않다든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어린 나이에는 발달하지 못했다든가, 뇌의 뉴런(신경세포체와 신호를 받는 수상돌기와 다른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돌기) 일부가 새로운 뉴런으로 바뀌면서 기억도 초기화 된다는 주장이 있다.


 성인이 기억을 잊은 가장 흔한 경우는 과음으로 인한 단기기억 상실이다. 컴퓨터 전원이 갑자기 나가면 작업 중이던 문서가 날아가는 것처럼 술이 들어가면 기억이 날아가는 현상을 블랙아웃 이라고 한다. 알코올은 뇌의 시냅스(수상돌기와 축삭돌기가 서로 맞닿아 신호를 주고 받는 부분) 활동을 방해해 신호 전달 매커니즘에 이상을 일으켜 외부 자극이 기억으로 저장되기 위하여 해마로 가는 것을 막아버린다.


 또한 신경세포의 재생을 방해해 기억저장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술이 깨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 오지만 계속 과음을 할 경우 뇌가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으면서 술을 마시지 않아도 기억이 끊기는 단기기억상실증이 나타날 수 있다.


 건망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주의력 부족, 스트레스, 우울증, 신체적인 질병 및 약물복용, 영양결핍이나 피로감 등을 들고 있다. 주의력 부족은 집중력을 감퇴시키고, 스트레스로 긴장이나 불안, 압박감을 느낄 때 기억력이 악화 되고, 우울증은 동기력.집중력.지각력을 감소시켜 건망증이 더 심해진다.


 건망증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고 일상 생활관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자료는 많이 있다. 그 중에서 유명 대학병원에서 소개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대처방법으로 *건망증에 대하여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억력이 좀 떨어진다고 ‘나도 이제 늙었구나’하며 비관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건망증의 배후에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우울증 등)을 치료한다. *뇌에 적절한 자극을 준다. 지나치게 뇌를 혹사한 경우에는 휴식을 취하고, 너무 지적인 자극이 없을 경우에는 적당한 자극(독서, 바둑 등)을 준다. *뇌세포에 영향을 주는 술과 담배를 줄이고 적절한 운동으로 성인병을 예방한다. *만약에 건망증이 심각하여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거나 다른 정신증상이 있으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본다.


 일상 생활관리는 앞에서 열거한 대처방법을 생활화 하면 된다. 다만 추가적으로 다음 사항을 생활화 하면 도움이 된다. *메모를 습관화 한다. *새로운 것을 배웠을 때 여러 번 되풀이 해 기억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건망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건망증을 걱정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어 건망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일을 겹쳐서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순서를 정해 한가지씩 집중해서 처리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이 부족할 때 두뇌가 기억을 제대로 할 수 없으므로 생선과 야채를 즐기라고 한다. 또한 음식물을 씹는 동안은 뇌 혈류가 증가되므로 많이 씹는 것을 권장한다. *평소에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건망증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취미 활동이나 손가락체조를 자주 해주라고 한다. 


 한의학에서 건망증 진단시 기억력 감퇴 기간, 정충(가슴두근거림).불매(불면).번조(가슴이 달아오르면서 답답함) 등과 같은 증상의 동반여부, 중증인지 아니면 경증인지를 가지고 건망증의 원인을 구별한다. 즉 연로해서 오는 건망은 정기의 휴허가 많고, 지나친 피로와 일로 오는 건망은 심비혈허인 경우가 많다. 선천적으로 신지가 불충하여 오는 건망은 신허인 경우가 많으며, 여러 요인으로 후천적으로 손상을 받아 건망이 온 경우는 비허.혈허인 경우가 많다.


 동의보감에서 건망증을 치료하는 한약 처방으로 안지환(安志丸).총명탕(聰明湯).귀비탕(歸脾湯)을 말하고 있으며, 단방으로는 약재인 원지.석창포를 같은 양으로 끓여 차처럼 마시면 좋다고 하였다. 변증에 따라 심.비.신에 관련된 혈자리에 침구치료 시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사려가 지나쳐 심비를 손상시키거나 책을 너무 많이 보거나 하여 심혈을 손상시키면 건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심신을 풀어주고 긴장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번뇌와 분노는 간을 상하게 하고 이는 신명에 영향을 주므로 직장.가정.사회의 영향으로 생길 수 있는 분노를 잘 극복하고 낙관적으로 사고하여 뇌가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건망증을 진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어 인터넷을 통하여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자주 잊어버린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어떤 일을 해놓고도 했는지 안 했는지 몰라 다시 확인한다. *오래 전부터 해오던 일을 잘 하지만 새로운 것은 배우기 힘들다. *배우자의 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중요한 사항을 잊어버린다. *동일한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약속을 해놓고 잊어버린다. *이야기 하는 도중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잊어버린다. *약 먹는 시간을 잊는다. *늘 쓰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서 찾는다. *물건을 두고 다니거나 가지고 갈 물건을 놓고 간다. *물건을 항상 두는 장소를 잊어버리고 엉뚱한 곳에서 찾는다.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 힘들다. *가스 불 끄는 것을 잊어 음식을 태운다. *어떤 일을 해놓고도 잊어버리고 또 한다.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 가지 물건을 사러 갔다가 한두 가지 잊어버린다. *타인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열거한 20개 문항에 대하여 ‘예’ 또는 ‘아니오’ 체크한 결과 예가 0-7인 경우는 건망증과 관계없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