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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석
(노스욕 로얄한의원 원장)
온타리오주 공인한의사, 세계중의학연합회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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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에 관한 병(32)-허로증(만성피로)(1)-허손노상이 누적돼 점차 쇠약해지는 만성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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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로(虛勞)는 ‘허손노상’(虛損勞傷)으로 장부가 휴허(虧虛)하고 원기와 정혈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만성 질병의 총칭이다. 허(虛)란 부족하거나 쇠약함을 뜻하고 노(勞)란 수고스럽거나 지침을 뜻한다. 결국 허로는 몸에 필요한 구성 요소가 부족해져서 몸이 고통스러워하는 질병을 지칭한다.

 

 


 허손(虛損)은 우리 몸의 에너지와 물질이 모두 부족하여 오장육부가 손상을 받게 된 것을 의미한다. 노상(勞傷)은 육체 및 정신적인 노동 또는 방사가 과도하거나 안일이 지나쳐 장부기혈에 병리변화를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


 즉 정상적인 노동은 기혈을 촉진시키고 체력을 증강시키는데 도움을 주어 병에 잘 걸리지 않게 하나, 너무 과로하거나 너무 편안한 상황 하에서는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허로증은 이러한 허손노상이 누적돼 점차 쇠약해지는 만성질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보통 선천적으로 체질이 약하고 비위기능이 실조되고 병이 오래되면 신체가 허약해지고 피로가 쌓여 내상(內傷)이 되며, 점차 원기가 소모된다. 오랫동안 허하여 회복되지 않아 각종 허손증을 보이는 사람은 모두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신체가 허약해서 발생하는 질병들의 내용과 증상이 모두 같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허로 또는 허로증이라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허손.허병.노상.노증.육극.칠상.허겁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서양의학에서 허로증은 만성피로증후군으로 표현할 수 있다. 원인질환 없이 임상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받는 상태를 말한다. 휴식으로 회복되는 일반 피로와는 달리 만성피로증후군은 휴식을 취해도 좋아지지 않고, 정신적.육체적 활동에 의해 심해지는 피로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항상 피로하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다’ ‘몸에 기운이 없어 일을 못한다’ 등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서 2-5%가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된다고 한다. 


 허로증의 증상은 개인마다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가 있으나, 구체적인 원인이 없이 심한 피로를 느끼며 이러한 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인지장애.근육통.기억장애.집중장애.위장장애.두통.관절통.수면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하고, 어지러움.울렁거림.식욕장애.식은땀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으로 인해 환자의 직장.교육.사회.개인활동에 장애가 발생한다. 또한 허로증과 동반되는 대표적 질환에 우울증이 있고, 혼동되는 질환으로 섬유근육통증후군이 있다.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의 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한다. 섬유근육통은 만성적으로 전신의 근골격계 통증.뻣뻣함.감각이상.수면장애.피로감을 일으키고, 신체 곳곳에 압통점이 나타나는 힘줄.인대근막.근육.지방조직 등 연부조직의 통증증후군이다.


 허로는 피로가 주된 증상이나 섬유근육통은 통증이 주된 증상이고, 이 둘 사이에 서로 겹치는 증상이 많기 때문에 구별이 용이하지 않다. 다만 두 질병의 차이점은 섬유근육통의 경우 충분한 수면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만성피로의 원인을 신체질환.정신질환.사회심리적스트레스로 나누어 보기도 한다. 피로를 일으키는 신체질환으로 빈혈.결핵.만성간염.간경화.당뇨병.갑상선질환.신부전증.심부전증.암 등이 있다. 신체질환으로 인한 피로는 피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치료되지 않으면 점점 더 심해지고, 피로 이외에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피로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으로는 우울증과 불안증 등이 있다. 우울증 환자는 기분이 우울하며, 매사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 하며 정신활동이 느려지며, 그 결과로 피로를 심하게 느끼게 된다. 또한 불면증.두통.식욕부진 또는 증가.소화불량.변비.성욕 감퇴 등의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불안증 환자는 일상생활에 대해 정도가 지나친 불안과 불필요한 걱정에 빠져 있으며 특정한 불안 상황이 없는 경우에도 마음이 불안하다. 불안증 환자는 근육의 긴장과 심장의 박동이 항진되어 있고, 두통.불면증.흉부 압박감.안절부절 함으로써 신체적 피로감을 호소한다. 


 정신질환에 의한 피로는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서 오랫동안 지속되고, 감정이나 심리 상태에 따라 피로의 정도가 달라진다. 피로를 일으키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는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생활이 불규칙하고 휴식을 취할 여유가 없는 경우에 발생한다. 특히 과음이나 운동 부족 등이 겹치고 경쟁적으로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피로감은 더욱 심해진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위에서 열거한 피로와는 독립된 것으로 원인에 대해서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발요인으로 바이러스 감염.면역학적 이상.신경호르몬계 이상.중추신경계 이상.정신적인 요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서양의학의 일부 연구에서는 관련된 요인으로 선행인자.유발인자.유지/악화인자 등을 말하기도 한다. 선행인자는 성격과 생활 습관이고, 유발인자는 급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보고 있으며, 유지/악화인자는 외로움.사회적 지지의 부족.주위 환경 등을 말한다.


 한의학에서 허로라는 것은 피모.기육.근맥.골수.기혈.진액이 모두 부족한 것이다. 따라서 허로는 여러 종류의 만성질병의 총칭으로 병이 오장육부와 관련되어 있어 그 병인과 병기가 복잡하다. 동의보감에서는 허로증의 증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대체로 음식 먹는 것이 줄고, 정신이 어렴풋하며, 유정과 몽설이 있고, 허리.잔등.가슴.옆구리의 힘줄과 뼈들이 켕기면서 아프다. 그리고 조열이 나고, 저절로 땀이 나며, 가래가 성해서 기침하는 것이 보통 증상이다. 피부가 허하면 열이나고, 맥이 허하면 놀라기를 잘하며, 살이 허하면 몸이 무겁고, 힘줄이 허하면 켕기며, 뼈가 허하면 아프고, 골수가 허하면 몸이 늘어지고, 장이 허하면 설사를 한다.


 또한 3양이 실하고 3음이 허하면 땀이 나지 않으며, 3음이 실하고 3양이 허하면 땀이 계속 난다. 골증열과 조열이 나며, 허리와 잔등이 오그라들고 땅기며, 온몸의 뼈마디가 시고 아프며 밤에 식은땀이 많이 난다.


 한의학에서 허로증의 병인으로 선천부족(先天不足).조섭실의(調攝失宜).폭병구병(暴病久病) 3가지로 분류하고, 그 병기는 기허.혈허.음허.양허 4종류를 말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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