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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석
(노스욕 로얄한의원 원장)
온타리오주 공인한의사, 세계중의학연합회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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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에 관한 병(19) -수면장애(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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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정상적으로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하는 것은 수면장애가 있어 나타나는 것이고, 이러한 수면장애로는 이상수면과 사건수면이 있다고 하였다. 그동안 수면질환인 원발성불면증.수면 무호흡증.기면증.하지불안증.주기성 사지 운동증 및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를 이상수면으로 분류하고 이에 대하여 6차례에 걸쳐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수면장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수면과 관련된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시 설명한 후, 수면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이상행동 또는 생리현상으로 인하여 수면장애가 생기는 사건수면(parasomnias)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수면(sleeping)은 피로가 누적된 뇌의 활동을 주기적으로 회복하는 생리적인 의식이 상실된 상태를 말한다. 즉 외관적으로 주위의 환경에 대하여 반응하지 않게 되며, 감각이나 반사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다. 과학적으로 수면의 상태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수면상태에서 관찰되는 일정한 뇌파를 통해서 구분된다.


 전형적인 성인의 수면을 뇌파의 변화로 표시할 경우 깨어 있으면서 눈을 감고 있으면(각성시) 10Hz 전후의 뇌파가 보이고, 졸음이 오게 되면(입면기) 진폭이 적은 4-6Hz의 서파와 가는 속파가 나타난다. 이어서 진폭이 큰 14Hz정도의 빠른 방추파가 나타나며, 더욱 수면이 깊어지면(심수면기) 방추파가 감소하여 거의 서파만으로 된다. 이와 같이 뇌파는 일반적으로 수면이 깊어짐에 따라 그 주파수가 느려지는 방향으로 변화해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면을 잠이 얼마나 깊이 들었나에 따라 렘(REM)수면과 비렘(non REM)수면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비렘수면은 빠른 안구운동이 나타나지 않는 수면으로 뇌파의 종류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된다.

막 잠이 들었을 때가 1단계이고, 2단계에서는 코를 골기 시작하고, 3-4단계에서는 깊은 잠(서파수면)을 잔다. 3-4단계에서는 호흡은 느려지고 더 규칙적으로 되며, 혈압과 맥박은 깨어 있을 때보다 20-30% 아래로 떨어진다. 뇌는 외부자극에 덜 반응하여 깨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20-40분간 비렘수면 4단계가 지속되다가 수면이 다시 얕아지기 시작하여 10-15분 동안 2단계로 올라갔다가 꿈을 꾸는 렘수면으로 빠지게 된다. 빠른 안구운동을 하고 심박동과 호흡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렘수면은 20분 정도 지속되며 이후 비렘수면 2단계.3단계.4단계로 나아간다. 


 이와 같이 하루의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을 4-5번 반복하는 수면주기로 이루어진다. 처음 비렘수면 1단계에서 마지막 렘수면까지 하나의 완전한 주기는 성인은 약 90분, 아기들은 약 60분 지속된다. 따라서 중간 중간 몇번 깨는 시간까지 포함하여 8시간 수면이라고 하면 90분 정도의 수면주기가 5회 정도 이루어진 것이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20-25%, 비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75-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인간의 수면(잠)과 각성(깨어있음)은 수면욕구와 생체시계에 의하여 조절된다. 깨어있는 시간이 길수록 잠을 자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 졸리게 되고, 필요한 만큼 잠을 자고나면 더 이상 졸리지 않게 되는 것을 수면욕구라고 한다. 


 수면욕구만이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요소라면 밤에 잠을 못 잤을 경우 다음날 깨어있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잠을 적게 잤을 경우에도 낮에는 깨어 있는 것은 뇌에 존재하는 생체시계 때문이다. 이러한 수면욕구와 생체시계에 의한 수면-각성의 장애가 아니고, 수면 중이나 수면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수면장애를 받는 것을 사건수면이라고 한다.


 사건수면에는 수면보행증(몽유병).야경증.악몽증.잠꼬대.이갈기.렘수면행동 장애 등이 있다. 각 질병마다 나타나는 빈도가 다양하여 매일 밤 발생하기도 하고 1년에 몇 차례만 나타나기도 한다. 


 즉 사건수면은 수면과 관련되어 방해가 되는 모든 사항을 총칭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이 같은 행동은 주로 밤에 발생하며 열이 날 때, 피곤할 때, 특정한 약물 복용시 더욱 심한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 사건수면은 증상이 가볍고 드물게 일어나며, 소아에게서 흔하나 심각한 정신병은 아니다.


 수면보행증(sleepwalking)은 몽유병이라고 불리어지는데 자다가 일어나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대개 잠든 지 3시간 이내의 수면 초반부에 자다가 앉아 있거나, 이불을 들어 올리고 방안을 걸어 다니거나, 집을 나가거나, 음식을 먹거나, 말하는 등의 복잡한 행동을 보인다. 


 깊은 수면단계 중에 소음 등 외부 자극으로 인해 뇌의 일부분은 잠에서 깨고 다른 부분은 여전히 수면 상태에 있어 생기는 현상이다. 눈을 뜨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그 다음날 아침 당사자는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수면보행증은 비렘수면 각성장애 중의 하나로 모든 연령대에서 이 증상을 경험할 수 있지만 어린 시절에 주로 나타나고 사춘기 무렵에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이 증상은 병리적인 뇌기능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중추신경계의 활성으로 인해 비렘과 렘수면 상태가 교란되어 생긴다. 


 이 증상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어 형제와 부모 중에 몽유병을 앓았던 사람이 있다면 몽유병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열, 전신질환, 음주, 수면박탈,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청소년기 또는 월경기에 발생하는 호르몬의 변화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기에 몽유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자다가 깨어난 몽유병 환자의 눈은 대부분 초점이 흐리지만 크게 뜨고 있으며 고정된 시선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해보려고 노력해도 비교적 반응이 없으며 깨어나게 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물론 흔들어서 깨운다고 해서 해로운 일이 생기지는 않지만 잠에서 깨면 당사자가 매우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따라서 자다가 깨어서 돌아다니는 소아는 부드럽고 안전하게 침대로 유도해 누워서 자도록 하는 것이 좋다.


 소아기 때 나타나는 수면보행증은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성인기 때에도 수면 박탈, 열성 질환, 과도한 알콜올 섭취,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있을 때에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원인이 제거되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수면 중 걷다가 넘어지거나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경우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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