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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im

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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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여자 ‘제인 에어’(Barefoot Jane in Ayre)(5)
kslim

 

(지난 호에 이어)


“안에 어떻게 생겼나 보고 싶어요.” 


내가 대답하기 전에 그녀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길가에 세워 둔 트럭으로 돌아와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조금 후에 그녀가 커피숍 문을 열고 나왔다. 한손에 커피 컵을 들고 있었다. 주차장을 건너 길가에 세워 놓은 트럭까지 걸어오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몸에 찰싹 달라붙는 검은색 쫄 바지에 붉은 색 셔츠를 입었고 검은 색 페디큐어를 칠한 발가락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슬리퍼를 신었다. 카운터 너머로 보았을 때는 아가씨처럼 생각했는데 제법 농익은 여인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주문하지도 않은 커피를 내게 건네주고 트럭 안에 올라왔다.


“와, 정말 넓다!” 안을 둘러보는 그녀의 첫마디였다.


“아저씨, 나 좀 태워줘요!” 두 번째 말은 조금 의외였다. 장난 섞인 말이거니 생각했는데, 그녀가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나 여기서 도망가야 해요. 아저씨, 나 좀 구해주세요!”


그녀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뭐라고 대답할 수도 없었고 생각을 해볼 틈도 없었다.


“주인아저씨가 나를 꼼짝 못하게 가두고 일만 시켜요. 도와주세요. 아저씨!”


  내가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자 그녀는 쫄 바지를 걷어 올려 무릎을 보여주었다. 멍든 자국이 선명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티셔츠를 훌렁 올리며 하얀 배를 드러내 보였다.


“여기 칼자국도 있어요!”


나는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주인아저씨가 이 마을에서 이거예요.”


그녀가 엄지를 치켜 세워보였다. 짱이라는 말인가? 얼짱? 몸짱? 아니면 대장? 두목? 깡패? 조폭? 지금 이 여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순간적으로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얼핏 인신매매단에 붙잡혀 온 걸까? 의심했다.


“그럼, 경찰에 연락하지 그래요.” 내가 간신히 대답하였다.


“제 신분이 불체라 그렇게 못해요.”


그녀는 수시로 커피숍 쪽을 살펴보았다. 분명 감시당하는 것 같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동네 한국 사람들은 모두 주인아저씨 편이에요. 제가 도망가면 모두 주인아저씨에게 일러바쳐요. 도망갔다가 잡히면 죽도록 얻어맞아요.”


몸에 난 멍든 상처를 보았으니 그녀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게가 밤 12시에 문 닫으니까 밤중에 몰래 나와서 공장으로 갈게요. 트럭에 태워만 주세요. 어디든 아무도 모르게 도망가게 꼭 좀 도와주세요! 네? 제발 부탁해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그녀는 얼른 트럭에서 내려 커피숍으로 황망히 걸어갔다. 그녀는 내가 그러겠다고 대답하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가버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날벼락 같은 사건이지? 세인트 마리님이 도와주실 때까지는 운이 좋았는데 이제 엉뚱한 사건에 괜히 휘말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겁이 덜컥 났다.

 

 

 

 


나는 에어 타운에서 도망치듯 서둘러서 트럭을 운전했다. 에어 타운을 벗어나자마자 겹으로 된 담과 철망이 나타나고 길은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데븐스라는 이름이 있지만 개리슨 미군 부대기지뿐인 마을로 군부대 남쪽으로 큰 건물의 공장 몇 개뿐 주택은 보이지 않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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