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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354 전체: 555,568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제42회)
knyoon

 

 

무화과나무 아래‘Tolle lege!’ 들고 읽어라!

 

 

 

∽ 30 ∽

 


당신은 당신 자신을 위해 우리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 안에서 휴식을 찾기까지 불안에 싸여 지냅니다. –고백록

 

 멜라니가 밀라노에서 자취를 감춘 지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오후에, 모니카는 알리피우스가 밖에서 터덜터덜 걸어 들어오는 것을 붙잡고 말했다.


 “알리피우스, 나하고 얘기 좀 하겠나?”


 “그러시죠, 좋습니다!” 그는 명랑하게 말했다.


 그들은 앉았다. 모니카가 지체하지 않고 말했다.


 “난 사실을 알고 싶네. 아우렐리우스에게 또 여자가 생겼는가?”


 알리피우스는 창 밖으로 운하를 건너가고 있는 아이들을 힐끗 내다보았다. 늦은 여름날. 밀라노에서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알리피우스가 말했다. 


 모니카의 얼굴은 고통과 번민으로 일그러졌다.


 “그 여자가 누군가? 어디 사나?”


 “이름은 모릅니다. 이 도시의 맞은쪽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주일 전에 어거스틴은 슬픔으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자신의 약함을 미워하고는 모니카가 걱정하는 밤 외출을 시작했다. 모니카는 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불안과 싸웠다. 알리피우스에게 털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젠 그 사실도 알았다.


 묘하게도 그 날은 모니카가 밀라노의 귀족의 딸과 어거스틴을 결혼시키려고 생각해 둔 날이었다. 그녀가 계획을 세울 때 한 가지 빠진 게 있었다. 아가씨의 나이가 결혼 연령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로마법에 따르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 실망 때문에 모니카는 짜증이 났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아들에게 바라던 모든 것이 제대로 될 것 같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이런 무서운 짓을 그 애가 할 수 있을까? 이제 하느님의 왕국이 가까이 와있다고 생각한 바로 이때에.” 그녀는 안절부절 하며 신음했다.


 “그 친구는 하느님의 왕국에서 그리 멀리 있진 않습니다.” 알리피우스가 말했다. 모니카는 아무 말 없이 의심쩍게 그를 바라보았다.


 “난 자네가 상상력이 없는 편이라고 알았는데, 그 소리는 꿈꾸는 사람의 말씨 같구먼.”


 “증거를 보여드릴까요?” 


 “자넨 변호사지. 그래 증거를 대보려나.”


 알리피우스는 공부를 마치고 변호사 개업을 하고 있었다. 수도 로마엔 변호사들이 지나치게 많아서 결코 과로하는 일은 없었지만, 성공하고 싶은 야망은 있었다.


 “좋습니다. 첫째 이유는, 아드님은 명예나 특권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그는 그런 것은 세상의 짐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구 고마워라, 알리피우스.” 모니카는 피곤한 얼굴을 밝게 하며 말했다.


 “둘째 이유는 암브로시우스의 설교가 그에게 파고드는 게 분명합니다. 그는 과거의 편견이 교회에 반대한다기보다는, 그의 편견이 교회가 주장하는 바를 잘못 생각한 것 때문임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성경책을 펴 들고 있는 것도 가끔 목격하지요. 그는 바울에 심취한 듯해요.”


 “하느님께 찬양을! 그래서, 어서 말해 보게.”


 “셋째 이유는, 빅토리누스의 개종이 그의 사상에 강력한 영향을 주었지요. 원로원 안에 조각상까지 세워진 빅토리누스 같은 인물이 이교를 버리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만인 앞에서 고백한다는 것은, 그리스도교는 종교적인 허구 이상의 것을 지니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어거스틴이 말하더군요.”


 “그렇지, 그렇지.” 자기도 모르게 모니카는 하늘을 향해 감사한 마음으로 팔을 들어 올렸다.


 “빅토리누스의 용단을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시기를 빕니다. 어서, 어서 계속해보게.”


 “넷째 이유는 안토니의 경우 때문이지요. 안토니 같이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기의 소유재산뿐 아니라 300인게라의 땅까지 팔아서 나누어주고 이집트 사막으로 나간다면, 그 희생의 배후엔 반드시 성스러운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어거스틴은 생각합니다. 바로 어제 그 이야기를 듣고는, ‘내가 그런 힘에 감동되기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하더군요.”


 “그렇지만 이걸 대답해 주게. 알리피우스. 아우렐리우스가 자네 말대로 정말 하느님의 왕국에 가까이 있다면 왜 그런 방종에 빠져 있을까?”


 알리피우스는 그의 손바닥을 뒤집었다.


 “우리가 어떤 일은 하고 어떤 일은 하지 않는 이유를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자넨 그리스도교인 인가?”


 “아닙니다.” 그가 동경하는 듯이 말했다.


 “아울렐리우스가 그리스도교인이 된다면, 자네도?”


 “그럴 겁니다. 그는 친구들을 모두 마니교도로 개종시켰지요. 틀림없이 그는 우리를 이끌어갈 겁니다.”


 “알리피우스!” 어거스틴이 부르는 소리가 정원에서 들려왔다.


 “그래! 어서 오게!” 그가 대답했다.


 그는 모니카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동안 벌떡 일어나 방에서 뛰어나갔다.


 멜라니를 잃은 충격은 어거스틴을 거의 절망 상태에까지 몰고 갔다. 왜 나는 계속 살아남아야 할까 자문해 보기도 했다. 해답은 없었다. 그는 마지막 숨이 끝나는 저편에 놓인 무서운 공포만 아니라면, 목숨을 끊어버렸을 것이다. 


 그는 온갖 인생 경험을 겪어왔다. 이 세상의 모든 저장 탱크에서 온갖 물을 다 마셨다. 그는 관능이 주는 뜨거운 전율도 체험했고, 열광주의에서 오는 애처로운 본질도 파악했으며, 합리주의에서 오는 냉소적인 울림도 들었으며, 무신론의 볼모지도 체험했으며, 물질주의의 허망한 꿈도 겪었다.


 나이에서 오는 기지와 지혜는 그의 두뇌의 정수에 밀착되어 있었다. 그러면 이것이 다 무엇을 의미한다는 말일까? 그는 침통한 생각에 젖었다. 그것이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


 이 모든 좌절감에도 불구하고 어거스틴은 현실 탐구를 모두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꺼지지 않는 그의 지적 갈망이 그를 몰아내는 것이, 마치 육체적인 갈망이 사막에 있는 사람을 뜨거운 모래 위로 비틀거리며 걷게 하는 것과 같이 그를 채찍질했다.


 그는 플라톤주의자가 쓴 책으로 눈을 돌렸다. 그 책을 읽으며 모니카의 아들은 이상한 모순을 발견했다. 즉 신은 마니교에서 가르친 것처럼 손과 팔과 머리카락과 발톱으로 영광을 받는 인간이 아니란 것. 아니, 하느님은 영적인 존재이며 무한하신 분이며 끝이 없고, 변화도 없는 무형의 실체였다. 


 이런 지식이 속을 알 수 없는 이 수사학자에게 준 효과는, 마치 자기 자신의 지혜로 그 진리를 발견한 듯한 자부심으로 그는 우쭐해지고 있었다. 수공작이 꽁지깃을 펴고 걸어와 밀라노의 동물원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새인 양 침착하게 친구들 앞에서 뽐냈다. 


 몇 해 후에 그는 히포에서 그를 따르는 양의 무리들에게 이렇게 고백했다. “나의 뺨은 자만에 차 있어서, 참 빛을 보지 못했소.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나는 여러분께 말합니다.”


 그리고는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하느님을 떠난 지식은 인간을 허풍선이로 만듭니다.”


 플라톤주의자들은 그들의 박식에도 불구하고 어거스틴을 그들이 내세운 신과 친교를 맺게 할 힘은 없었다. 


 허기와 갈증을 느끼며 그는 어머니의 성경책으로 돌아갔다. 다행히도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던 순결과 융합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마니교가 주장했던 것과 반대로, 그가 발견한 것은, 바울이 그가 생각한 것만큼 그리스도교와 구약성서의 예언 등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더군다나 성경에는 그리스도가 “말씀이 육신이 되고 하느님 아버지와 똑같이 영원하며 하느님을 모르는 자를 위해 죽었다가 다시 사흘 만에 부활하시려 이 땅에 오셨다”고 소개되어 있음을 알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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