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잊을 수 없는 2020년도 이렇게 지나가나 싶다. 지금 생각해 봐도 해답도 없고 끝도 보이질 않고… 평온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만을 기도하면서 너무나도 잡다한 올 한해를 더듬어본다.
3월인가? 초순경에 우리동네 도서관들이 문닫고 내가 매일 즐겨 찾는 레크리에이션 센터까지 안내문이 붙여지고 심지어 식료품 가게도 2m 이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을 소독하고… 쇼핑카트와 무엇이든 바이러스의 위험이 있다고.
정부의 방침도 굉장했다. 남편이 매일 출근하던 구두수선 가게까지 몰이 닫힌 채로 몇 달을 격리했었으니까. 엎친 데 덮친다더니 우리 가게는 도둑이 들어 물품과 잔돈 통까지, 무심도하지 이런 때에도 범죄는 있구나 싶었다.
보험회사와의 해결도 쉽지 않고 느려터져서 한밤중에 아들애가 경찰로부터 연락이 되었는지 우리 부부가 처음 들었을 때엔 가슴이 철렁했다. 시간이 약이라더니 잘 해결되었을 때의 안도감이란. 불과 몇 달 전 Reopen 때는 손님들이 반기면서 일감을 갖고 찾아주던 고객들이 있어 행복했다.
왜 요즘엔 갈수록 양성 환자들이 늘어만 갈까? 뉴스를 보면 우울하다. 손주 녀석들은 매일 전화와 사진으로만 볼 수 밖엔 별도리가 없다. 며느리의 소식, 딸애의 소식이 내 하루를 안심으로 열어준다.
2020년이 2주 남짓 남았다.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 애석하다. 작년 이맘때 일년 계획을 세운 것이 허사였구나 싶다. 그래도 2021년 다시 새 꿈을 이루도록 노력해야겠다.
아직도 세상이 어수선하다. 친구들도 못 만나고. 카톡이 없었다면 무슨 낙이 있었을까. 가끔씩 운전을 해서 손주들도 만날 때가 정말 기쁜 일이었지 싶다. 차고에서 몇 달을 장거리 운전도 못한 내 차가 있다. 조석으로 인사한다. 2021년엔 자주 운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요즘 친구들이 물어온다. 어찌 지내냐고? 고국을 다녀온 D후배는 “언니 마스크 선물도 주고 싶은데 만나요?” “아직은 조심이다”. 선배님 한 분은 매일 외출 하신다면서 갑갑하고 지루한 일상을 토로하신다.
이제 한 해가 다 가면 정말 평온이 올 것이다. 너무나 아까운 생명들이 세상을 떠나갔고 질병이나 사고는 예측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혼자되신 외숙모님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 지척에 계시니 어서 만나 쌓인 정을 나눴으면 좋겠다.
어느 후배와 친구들은 “언니, 친구야, 왜 요즘엔 생활얘기를 안 써주니? 그래야 소식이라도 알텐데…” 한다. 어수선한 주위를 털고 일어나자 생각하면 무엇하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될걸. 아직도 감사함뿐이다. 팔순을 목전에 둔 남편이 건재하고 내 나이도 이만한데 생활에 불편이 없으면 그런대로 감사하자. 욕심은 무한하다고 하지 않던가. 지난번 두 분의 P선생님들의 갑작스런 이별에 한참 동안 많을 것들을 생각했었다.
오늘도 가게로 출근한 남편을 따라왔다. 내가 평소에도 마스크를 사용하는 습관은 추운 날씨에 보온용으로만 사용했는데, 지금은 우리 가게에서도 항상 쓰고 있어야 하는 처지다.
엊저녁 딸네 집에 잠깐 들렀을 때 손주녀석들 마스크 한 모습은 그야말로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제발 2020년은 이렇게 지나가고, 새해엔 우리 모두 밝고 안전하게 옛날처럼 살고 싶다.
오늘 유난히 햇살이 밝고 화창하니 마음이 놓인다. 이제 우린 좋아질 거다. 백신도 나오고. 연말 추위엔 감기 조심해야겠다. 운동도 열심히 해 몸을 단련해서 건강히 축복된 2021년을 맞이하고 싶다.
아침나절 커피를 사려고 몰에 들려보니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인파가 몰려다닌다. 아직까진 활기 있는 모든 사람들, 소원을 빌어본다. 2m 이상 거리두기와 마스크 사용, 손 자주 씻기… 방역 지침도 잘 지키면서 무엇보다 잘 먹고 건강해야 우리 생활도 윤택하니까.
엊저녁 식품점 쇼핑에선 먹거리들을(팥죽, 약식, 김밥, 시루떡, 홍시, 붕어빵, 청국장) 충분히 구했다. 이런 시기엔 더욱 신경 써야 하니까. 늦은 귀가 길의 고속도로의 많은 차량들. 활기차다.
“주님 우리모두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생강차와 시루떡을 야식으로 즐기면서 “이만하면 감사합니다”하고 마음속으로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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